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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의 미츠홀-'양키시장'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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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3월 22일 (금)                                                                                           인천일보

사진이 예술이냐, 아니냐를 두고 논란을 벌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같은 시각차는 사진의 원천적인 매카니즘만 염두에 둔 때문이었다. 사물을 평면 인화지에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기계적 과정일 뿐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사실, 있는 그대로의 재현이라면 '복사'와 다름없다. ▶사진이 예술일 수 있는 것은 작가가 사진이라는 매카니즘을 임의적으로 다루어 사물에 작가 나름대로의 창조적 의지를 부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같은 산을 그려도 화가에 따라 그림이 다르듯, 사진작가의 사진도 그의 인생관, 철학관 등에 의해 전혀 다른 세계를 말해준다. ▶그런 점에서 작가 김보섭씨의 세계는 독특하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예술주의에 탐닉해 있을 때 그는 '사실주의 리얼리즘'에 가까운 시각을 사물들에 투사시키면서도 거기에서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냈던 삶의 의미를 읽어내려는 따듯한 휴머니즘을 줄곧 표현하고 있었다. ▶1995년의 '인천차이나타운' 개인전은 그곳이 옛 청국조계지 '청관(淸館)'이라는 역사를 환기시키면서도 강렬한 흑백 콘트라스트를 통해 그들의 애환을 절절하게 느끼게 했고 2008년의 '수복호 사람들'이란 개인전은 뱃사람들의 건강한 삶에의 의지를 읽게 해 주었다. ▶작년 가을 '아트프랫폼'에서 연 '평화의 바다' 전에서도 돋보이는 예술적 성취를 보여주었다. 대부분이예술의 이름으로써 분단 현실을 산문적으로 설명하기에 급급한데 반해, 그는 오랜 시간 거기 그 자리에 있던 이끼 낀 바위를 말없이 먹빛으로 제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소리 높여 무엇인가를 외쳤던 것이 아니라 역사, 시간, 생명 같은 묵직한 시각적 언어를 찾아냈다는 것은 그의 백령도 행이 무의치 않았음을 역설하고 있다. 작가적 성숙미를 더해 가는 차에 이번엔 우리들의 추억의 한 모퉁이였던 '양키시장'을 개인전으로 마련했다. ▶그가 촬영차 몇 달간 '양키시장'을 오갈 때, 필자는 우연히 두어 번 조우했는데 현지상인들과 이미 전시회 개최 의의에 대해 상당한 교감을 공유하고 있었다.품을 들여 현장을 담아낸 작품들이 사진예술의 독특한 힘을 새삼 느끼게 한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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