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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반자료실

성명서 인천시립일랑미술관 건립을 반대하는 인천문화예술단체 공동성명


공 동 성 명

인천시는 ‘인천시립일랑미술관’ 건립계획을 백지화하라!

 

인천시는 지난 달 28일 가칭 ‘인천시립일랑미술관’을 건립하기로 하고 작가측과 작품기증을 위한 양해각서 MOU를 체결했다.

지역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송도석산에 벽화테마미술관을 건립한다는 것을 전제로, 일랑은 인천시의 요청에 따라 송도석산 예술공원화 및 벽화테마미술관 조성사업을 위하여 설치벽화 등 소장작품 및 자료를 시장에게 기증하고, 시장은 일랑의 지속적인 작품활동과 연구를 위한 지원 및 필요공간을 제공하며, 기증 작품의 체계적 보존·활용 및 미술관 위탁운영을 위해 이 교수의 호(일랑)를 딴 재단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리고 미술관 착공 전까지 법인의 설립과 기증작품 및 자료목록을 작성하고 기증과 운영에 따른 세부사항에 대한 협약서를 체결하며 작품안전을 위한 수장고 완공 즉시, 이를 인계인수한다고 한다.

한편 기증품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전시됐던 높이 6m, 길이 72m의 대형벽화 등 이 화백 작품 1천300여점과 벽화 원화, 수석, 희귀도서, 암각화탁본 등 미술자 자료 등 1천500여점이라고 한다.

 

인천시의 이러한 계획에 대해 우리는 먼저 그 내용을 떠나 그 동안 지역에서의 문화 예술 활동을 지속시켜 온 제반 주체들은 물론, 시민사회와의 아무런 상의나 공론화 과정 없이 밀실에서 거래를 하고 졸속으로 결정 및 일방적으로 발표한 안상수 인천시정부의 행태와 처사에 대해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과 시민들을 위하는 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즉, 진정으로 인천시가 이를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현재 인천시가 지닌 문화적 상황을 세심하게 살펴보는 가운데 중ㆍ장기적인 관점에서 총체적인 접근을 시도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씨를 뿌리고 도움을 아끼지 않는 작업에 치중해야 마땅하다. 그러한 가운데 인천만이 지닌 지역성과 역사성, 그리고 정체성을 정립해나가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게을리 한 채 지역과 아무런 연고도 없는 개인 작가를 위해 땅을 내어주고 건물을 지어주고, 그 운영까지 맡기겠다는 계획은 ‘문화 향유’를 내세워 인천시민들을 받아만 먹는 존재로 생각하는 사고에 다름 아니며, 지역미술인들을 모독함은 물론 그 간의 활동성과마저도 무시 및 왜곡시키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종상 화백은 인천시가 나서서 미술관을 설립하고 그 운영까지 맡길 만한 국제적으로 크게 인정받거나 국민적으로 추앙받는 화가인가 따져볼 때 의문과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독도사랑’이나 ‘화폐 속 인물 영정사진 제작’ 사실이 한 개인의 예술적 성취도와 전문 비평 영역에서 중요시 되는 것도 아니며, 그 가치 판단, 그리고 사회적 기여도에 있어서 동일시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이 화백이 병인양요를 소재로 인천의 개항 역사와 프랑스의 관계를 형상화했다며 인천과의 연고를 내세우고 있는 높이 6m, 길이 72m의 벽화작품인 <원형상 97601-마리산> 작품 또한 “루브르박물관에 작품을 전시한 최초의 (한국)생존작가”라거나, “128만명이 관람”을 했다거나 하는 지극히 대중적인 관심에 불과한 수사(修辭)에 앞서 작품에서 드러나는 해당 작가의 역사관에 대해 좀 더 면밀한 점검과 논의가 필요하다.

더욱이 70대 초반의 생존 작가를 위해 공공미술관을 설립한 예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왜냐하면 한 예술가의 미술사적 평가는 그가 생존 시에 완전할 수가 없으며 붓을 놓을 때까지 변화와 발전 또는 퇴보가 가능한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한 개인의 미술관은 작가의 사후에 객관적인 연구와 비평, 미술사적 검증을 거친 후에나 가능한 일이다.

오히려 우리는 개인 미술관 건립을 위한 이 화백의 그 간의 행보에 대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화백은 금년 초까지도 그의 출신지인 대전시는 물론 고향인 예산군, 고양시 등에서 미술관 건립을 추진해 왔고, 특히 대전시에서는 추진위를 결성하여 시민서명운동까지 벌였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지역에 대한 관심이나 기여도가 전무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인천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나선 것을 보면 그 진의가 어디에 있는지 삼척동자도 알만한 일인데, 갑자기 인천시가 나서서 서둘러 작가 측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일랑미술관은 현재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시와 시민이 필요로 하는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개념의 미술관이나, 인천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담는 미술관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이에 앞서 한국미술사 연구의 초석을 놓은 우현 고유섭 선생의 학문과 예술을 기리는 미술관이나, 말년에 투병을 하면서 쓴 좌수 서예로 한국 현대서예의 정점에 우뚝 선 검여 유희강 선생 등의 미술관 건립이 우선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충분한 논의와 총체적인 검토 없이 개인의 자기 권력과 명예욕을 내세운 작가의 이야기만을 근거로 특정 개인을 위한 미술관을 시민의 혈세를 들여 공공미술관으로 건립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며, 자칫 역사적인 오류를 남길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이는 또한 진정한 지역문화예술 및 미술 발전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관심을 끌만한 것이면 어떤 것이라도 끌어다가 보여주려는 얄팍한 계산에 다름 아니라고 본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인천시는 이번의 ‘인천시립일랑미술관’을 건립 계획을 당장 백지화하라.

-인천시는 일랑 측과 미술관 설립을 위해 밀실에서 진행한 과정을 공개하고 양해각서 MOU 원본을 공개하라.

-인천시는 이번 기회에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문화 예술 관련 제반 시설 및 공간, 사업 계획 등과 관련하여 지역의 전문 예술 주체들과의 열려진 논의의 장을 제도화하라.

 

우리는 위의 사항이 관철도지 않을 경우 인천 시가 주최하는 제반 문화예술 관련 사업과 행사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며, 나아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명운동을 별여 나갈 것이다. 또한 내년 6월 지방자치선거에서 그 책임을 엄중히 묻는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임을 선언한다.

 

 

 

2009. 9. 10.

 

인천미술협회/ 인천민족미술인협회/인천사진협회/인천음악협회/인천연극협회/

인천국악협회/인천문인협회./인천영화인협회/인천연예인협회/인천민예총/

스페이스 빔/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해반문화사랑회/인천경실련 문화관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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