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업도에는 여덟 가구가 살고 있습니다. 주로 노인들이 굴업도를 지키며 살고 있죠. 이 분들은 힐링을 위해 굴업도를 찾는 뭍사람들에게 집을 내주고, 어물과 나물들을 직접 채취해 와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줍니다.
이렇게 신비롭고 아름다운 섬에서요······.
 
그런데, 마을 초입에 서있는 소유권과 관련된 경고 팻말은 마치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는 것처럼 가슴이 써늘해지게 만듭니다. 맑고 고운 자연과 오손도손 살고 있는 섬 사람들의 모습도 거센 바람 앞의 등불 같아 보여 안타까웠습니다.
 
굴업도 마을 사람들은 다들 민박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트럭으로 사람들을 태우고 짐을 실어 주시는 이장님. 직접 기르고 채취한 재료로 맛깔난 음식을 만들어 주시는 이장 사모님. 종종 걸음으로 시간을 다투듯 해변 바위와 산속으로 음식 재료를 캐러 다니시는 고씨 할머니, 아들과 함께 손님을 맞아주시는 장씨 할머니, 이 분들 덕분에 굴업도가 더욱 귀하고 소중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을 입구에 열 개 함이 한 데 모여 있는 공동 우편함이 있습니다. 여기, 노인들이 뭍에 나가 있는 자식들의 소식을 기다리는 간절함과 애틋함이 홈빡 묻어납니다. 
뭐든 함께 누리고 나누는 굴업도 마을 사람들. 그 정감이 참 예쁘게 느껴졌습니다.
 
초지(草地)에서 무리지어 뛰어다니는 흑염소와 노루, 하늘 바다 사람을 하나로 이어주는 개머리 언덕, 바다를 가르며 가녀린 여인의 목을 연상시키는 사구······.
굴업도의 모든 것은 신비롭고 따뜻하게 다가오지만, 한편으로는 이 아름다움이 언제 퇴색될지 몰라 불안감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 아름다움이 영원하길 바라며··· ( 5. 10 글·그림 고제민 )



굴업도 - life 46×80.5(cm) oil on canvas 2016



굴업도 – 고씨 할머니집 28×49(cm) oil on canvas 2016



굴업도- 소식 21×49.5(cm) oil on canvas 2015



굴업도- 여름 섬집 26×18(cm) watercolor on paper 2016



굴업도- 겨울 섬집 26×18(cm) watercolor on paper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