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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드라마의 김사부와 현실의 이국종 교수


드라마의 김사부와 현실의 이국종 교수

이명운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객원논설위원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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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운 객원논설위원TV 드라마에서 ‘시즌 2 닥터 김사부’라는 의사 이야기가 방영되고 있다. 작은 시골 병원에서 ‘의사는 사람을 살리는 직업’이라고 외치는 의사. 외상센터 필요성을 윗사람들(?)에게 강조하고, 각자의 맡은 일을 사명으로 무장한 간호사, 직원, 의사 모두 환자만을 위하는 것이 우선임을 강조한다. 드라마의 윗사람들은 자신의 명예와 자본의 논리에서 돈이 안 되는 외상센터를 없애기 위해 끝없이 강요한다. 그 주인공이 ‘닥터 김사부’이며 현실에서는 무모할 것 같은 캐릭터로 묘사된다.

외상센터 김사부와 현실의 의사는 누구일까 하다가 이국종 교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외상센터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필요성이 경제성과 일치하지는 않기에 현실이나 드라마에서도 고민이다. 이럴 때 공공성의 문제가 나타나게 된다. 경제성은 낮지만 전체의 공익성이 우선할 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외상센터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공공재의 성격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외상센터 운영이 병원 적자를 가중한다고 해 이국종 교수와 아주대병원장의 갈등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국종 교수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 귀순 북한 병사 오창성 씨 등 많은 외상환자를 살려냈다. 아주대병원은 2013년 외상센터로 지정돼 100병상을 갖춘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이다. 여기의 센터장이 이국종 교수였다. 언론에 알려졌듯이 외상센터의 병실 가용과 인력, 닥터헬기 등 문제가 갈등의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역외상센터 설립 이후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이 15.3% 감소한다고 한다. 예방 사망률을 낮추면 환자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분들에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이 작은 복지이고 작은 배려이다. 이 부분은 보건복지부가 담당하면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능력이 안된다면, 그 지역 지자체가 일정 부분 담당하고, 그것도 부족하면 후원회가 구성된다면 지금보다는 적자 폭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지역 연고 기업이 나서도 좋고 지역 주민들의 합심으로도 일정 부분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해 본다.

2019년 2월 초 중앙국립의료원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작은 침대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다. 국내 응급의료 분야를 6년간 진두지휘하며 응급환자 전용 닥터헬기 도입 등 응급의료체계를 위해 헌신하셨던 진정한 의사였다. 응급센터나 외상센터의 경우 힘든 근무 환경 탓에 이직률이 가장 높은 직업으로 꼽히기도 한다. 고 윤한덕 센터장의 죽음으로 응급센터에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1년이 지난 지금, 현재까지도 나아진 것도 나아진 법률도 어디서 찾을 수 없다. 이국종 교수의 국회 연설에 관심을 보일 때만 해도 외상센터의 미래와 닥터헬기의 운행이 자유로워지고 나이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외상센터나 응급센터 필요성은 인정하면서 행동하지 않는다면 관련 부서나 해당 담당자들은 전부 직무유기이며, 직무태만일 것이다.

이국종 교수는 ‘국회 가서 설명하고 예산을 따러 다니는 시간에 환자 한 명을 더 보는 것이 시급하다’라는 말을 한다. 아직도 복지부와 경기도와 아주대병원이 외상센터를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한다면 그 자리에서 담당자는 내려와야 한다. 정부가 돈이 없어서 한 번에 해결이 불가능하다면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하며, 정부 지원금을 받아도 병원 수익성이 하락해서 계속 적자가 발생하면 정부가 맡으면 된다. 이러한 착한 적자가 있어도 공공부문에서 외상센터나 응급센터를 맡을 때 우리는 선진국이라 할 것이다. 유럽에서는 국가가 주도하며 미국도 공공기관이나 주립대 병원이 담당한다는 사례도 있다.

드라마의 의사는 작가의 글로 해피엔딩을 만들지만, 현실에서는 담당자의 직무유기로 인해 새드엔딩이 되고 있다. 의료진도 간호진도, 응급센터도 외상센터도 나름의 이유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더 나은 최선을 위해, 더 나은 전념을 위해 주변에서 도울 순 없는 것일까. 영웅으로 칭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죽음으로, 한직으로 떠난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이라 말할 것인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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