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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인천우체국에 대한 다른 생각


인천우체국에 대한 다른 생각

이명운 객원논설위원/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9년 06월 26일 수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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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운 객원논설위원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은 건축자산의 보전과 개발 논의처럼 다양한 시각과 다양한 의견이 맞서는 부분이다. 인천에는 개항과 더불어 오래된 건축물이 현존하거나 소멸되고 있다. 두 해 전 애경사의 건물이 졸지에 주차장으로 바뀌면서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있는 듯하다 소강상태에 놓여 있다.

 그 당시 문화유산에 대한 ‘전수조사를 한다’, ‘건축물대장을 관리하고 유지한다’ 등의 다양한 관심이 쏟아졌다. 전수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건축물대장 관리가 유지되고 있을 거라 믿고 싶다. 문화유산을 보전만 하는 것은 관리나 보수, 심지어 청소도 소홀하기에 문화재청을 중심으로 문화유산을 활용해서 사람들에게 더 알리고 보수와 관리도 체계적으로 하자고 문화유산 활용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노력하기는 하지만 아직도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소리 없이 사라져가고 있다.

 인천에는 많은 문화유산과 문화재가 있다. 역사를 품은 도시 인천의 근현대 건축물에 대한 보전과 개발이 논의될 때마다 사유재산 문제와 양측의 의견이 상반되기 일쑤였다. 최근 인천우체국(인천시 유형문화제 제8호.인천중동우체국이 정식 명칭)이 지난 5월 24일로 100년 넘는 우편업무를 마감했다. 건축자산으로 보전해서 도시의 정체성을 살리자니 막대한 예산 투입과 기회 비용 문제가 이해당사 간의 고민을 깊게 한다. 다행인 것은 경인지방우정청이 인천시에 매입을 제안하고 시가 긍정적인 검토가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경인지방우정청과 인천시는 건물의 보수 공사를 거쳐 역사·문화 콘텐츠를 주제로 한 새로운 활용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한다.

 인천우체국의 활용 방안도 전문가들과 관련기관이 적극 방안을 찾겠지만, 우체국을 유지하면서 우체국 역사와 인천의 역사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개항시기 역사부터 계산하면 약 130년의 역사를 품고 있으며, 그곳을 거쳐 갔던 많은 소식들을 정리· 요약해서 활용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한국전쟁 이후에 헤어지고 만났던 사연이 인천우체국을 통해서 전해지고, 월남전으로 갔던 청년병사들의 사연도 한자리를 내주며, 우편역사에서 업적이 탁월한 분들의 공간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전국 여러 곳에 ‘느린 우체통’이 있듯이 인천우체국은 우편업무를 위해 리모델링 후 우편업무를 부분적으로 유지하는 방안이다.

 업무를 부분적으로 유지하는 우체국이면서 테마를 갖고 방문할 수 있는 우체국으로 재탄생하는 방안일 것이다. 업무를 지속하되 테마가 있는 곳으로 꾸미는 것을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다른 우체국과는 차별화해 느리게 보낼 수 있는 방안(1년마다가 아니라 분기별이나 반기별 또는 월별)과 기념일에 특별히 보내는 방안, 특별한 사람에게 보내는 사연(아들이 아버지에게, 또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는 느린 사연) 등처럼 나름의 주제를 갖고 유지한다면, 기존의 박물관과는 차별화되면서 우편업무의 역사는 계속 이어지는 인천우체국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아닐까 싶다.

 예산의 문제라면 문화유산국민신탁을 이용하는 방법과 인천 300만 시민의 힘을 모으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공모주처럼 한 주에 얼마의 비용을 정하고, 기금으로 문화유산을 지켜보자는 것을 제안한다. 원도심에서 사라지는 문화유산을 인천시민이 주식을 사듯 문화유산에 관심을 갖고 동참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영국의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운동이 소중한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을 지켜내듯이 우리도 이제는 거기에 동참할 능력이 된 것을 입증할 시기가 지금이다.

 신포역에 내려서 인천우체국을 보고 걸으며, 아트플랫폼을 거닐어 백년 전의 금융가를 지나, 제물포구락부에서 음악을 듣고, 만국공원에서 인천항을 내려다 보는 멋진 풍경이 인천에서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생각을 한다. 인천우체국에 대해 다른 생각들이 상충해서 아파트가 지어지는 우(愚)를 범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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